일본문학의 자살자들, 배경과 원인을 분석합니다

'인간실격'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우리나라에 동일한 제목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었죠.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소설을 재해석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전혀 닮은 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내용의 드라마였습니다. 이 다자이 오사무의 글을 좋아합니다만 그 삶은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배경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의외로 일본 문학사에는 여러 저명한 문학가와 소설가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들의 작품과 삶은 종종 그들의 심리적 고통, 사회적 압박, 또는 예술적 갈등을 반영하며 일본 문학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

자살한 일본 문학가나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 (太宰 治, 1909-1948)

작품: 《인간 실격》, 《사양》 다자이는 일본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작품에는 개인적 고뇌와 자아 붕괴의 주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으며, 마지막으로 1948년 애인과 함께 다마강에 뛰어들어 사망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 (三島 由紀夫, 1925-1970)

작품: 《금각사》, 《우국》 미시마 유키오는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자 극작가, 영화 감독으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는 1970년에 일본 전통에 대한 강한 집착과 정치적 신념을 행동으로 옮겨 자위대 본부에서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그 자리에서 전통적인 *할복(할복자살)*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芥川 龍之介, 1892-1927)

작품: 《라쇼몽》, 《지옥변》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아쿠타가와는 소설가로서 주로 인간 본성과 사회적 모순을 다뤘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인 고통과 우울증으로 고통받아 1927년 35세의 나이로 약을 먹고 자살했습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川端 康成, 1899-1972)

작품: 《설국》, 《천학(千鶴)》 가와바타는 1968년 일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그는 생의 말년에 건강 문제와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1972년에 가스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식적으로는 자살인지 우연한 사고인지 논란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石川 啄木, 1886-1912)

작품: 《일엽초》, 《슬픈 사랑의 노래》 일본의 시인으로 가난과 질병, 그리고 사회적 좌절로 인해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6세의 나이에 사망했으며, 그의 자살 동기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는 평소 삶에 대한 비관적 태도를 자주 표현했습니다.

 

히구치 이치요 (樋口 一葉, 1872-1896)

작품: 《다가와의 사람들》, 《부처님 곁에서》 히구치 이치요는 일본의 여성 작가 중 한 명으로 짧은 생애 동안 수많은 문학적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24세의 나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죽음은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건강 문제와 경제적 고통이 자살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야시 후미코 (林 芙美子, 1903-1951)

작품: 《방랑기》, 《물방울》 하야시 후미코는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압박 속에서 자살을 여러 차례 시도한 바 있습니다. 그녀의 삶은 그녀의 작품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

일본 문학계에서 자살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유

음...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을 할 수도 없는 것이, 다들 돌아가셨지 말입니다. 다만 그 배경을 살펴 추리해 보자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에 기인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일본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과 자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인 특유의 정서와 가치관이 자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할복만 봐도) 많은 일본 문학가들이 이를 스스로 작품 속에 반영하거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의 전통적 미학: 무상(無常)과 와비사비

일본 문화에는 인생의 덧없음과 무상함을 강조하는 정서가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불교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무상(無常)'은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변화하며, 결국 소멸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상은 삶의 무의미함, 허무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일본 전통의 미학을 반영합니다.

 

대표적인 미학 개념인 와비사비는 불완전하고 일시적인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철학입니다. (벗꽃과 닮아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벌레가 들끓어도 사철 피는 무궁화가 국화입니다). 이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는 아름다움으로써, 죽음을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이는 일본적 사고방식을 보여줍니다. 문학 속 자살은 이러한 무상과 와비사비의 개념과 연결되어, 인생의 무상함과 불완전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다자이 오사무와 미시마 유키오 같은 작가들은 이 무상한 삶 속에서 인간의 절망과 고통을 강조하며, 자살을 그 해답으로 선택했습니다.

 

인간 실격 더디 더디퍼런스 _P328267688 - SSG.COM

 

명예와 체면 중시 문화

일본 문화는 역사적으로 명예와 체면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특히 사무라이 계층에서 유래된 *할복(切腹)*이나 자살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여겨졌습니다. 개인이 명예를 손상당했을 때, 또는 사회적 규범을 어겼을 때 그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오랫동안 존중받아온 행위였습니다. 이러한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는 현대 일본 사회에서도 자살의 일종의 자기 정화나 책임 회피 수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습니다. 예술가나 작가들에게 자살은 개인적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일 뿐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최후의 선택으로도 비쳤을 수 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자살은 그의 정치적 신념과 결부된 체면을 지키기 위한 행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억압

일본 사회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며, 개인보다는 사회적 규범과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개인의 감정 표현이나 고통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억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개인이 심리적 압박감이나 외로움,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시도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감은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히며, 문학가들이 그들의 작품에서 이 문제를 자주 다루게 됩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사회적 소외와 자기 부정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며, 작가 자신의 고립된 감정 상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후 일본의 절망감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변화와 문화적 혼란을 겪었습니다. 전후 시대의 절망과 혼란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전통과 현대화, 서양과의 문화적 갈등 속에서 작가들은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부조리를 탐구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와 같은 작가들은 전통적 일본의 가치를 상실한 현대 일본 사회에 대한 강한 반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서구화된 현대 일본의 몰락을 목도하며, 전통적 가치로의 회귀를 외쳤으나, 그러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인의 신앙과 천주교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태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낙인이 존재했습니다. 정신 질환이나 우울증과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이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몹시 꺼리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일본 작가들은 이러한 정서적 억압과 고립 속에서 자살을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문학가들의 자살에 대한 진단과 평가 일본 문학가들은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작품 속에서 간접적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자전적 소설에서 자신의 절망과 무력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그가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암시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 또한 자신의 자살이 정치적 퍼포먼스와 결부되어 있었지만, 그 밑에는 일본 전통 사회에 대한 깊은 사랑과 현대 일본에 대한 실망이 깔려 있었습니다.

---

작가들은 자살을 단순한 절망의 표출이 아닌, 예술적, 철학적, 심리적 갈등의 끝에서 선택한 결단으로 여겼으며, 이는 일본 문학 내에서 자살을 독특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베르테르효과 같은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것입니다.

---

*디지털 마케팅사의 후원을 받아 쓴 글입니다